사키쓰(﨑津) 취락을 걸어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 거리의 중심에 세워진 고딕양식의 성당, 거기서 걸어서 2분정도의 거리에 진좌(鎮座)하는 일본고유의 신사. 신사 입구에는 이전의 성당터가 남아 있고 바로 그 옆에는 현재 사키쓰(﨑津) 성당 건축을 지도한 프랑스인 하루프 신부가 잠들어 있다. 또한, 사키쓰 성당 내부는 국내에서도 몇 안되는 다타미 깔개로 서양풍의 외관과의 차이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즉, 이 곳은 서양과 일본의 종교가 공존해 온 장소인 것이다.

가까운 곳에 높이 솟은 곤피라산(金比羅山)에서 내려다보면 일본 가옥들이 늘어선 거리에 사키쓰(﨑津) 성당은 잘 융화되어 있다. 기독교의 포교에서 잠복, 그리고 부활까지의 긴 세월에 걸쳐 자연스럽게 형성된 이국적인 풍경이다. 이것이야말로 사키쓰(﨑津) 취락의 독특한 문화이며 방문한 우리들을 신비한 세계로 초대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