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도섬(平戶島)에서 가장 높은 야스만다케(安滿岳)(해발 536m)는 그 지방 사람들이 가미사마(신)로서 비는 신앙의 산이다.

바다에 면해 있는 산은 오래 전부터 항해를 위한 길잡이가 되어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신앙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견당사(遣唐使)에 의해 개설되어 9세기에 확립한 일∙중간 항로인 大洋路(대양로)를 통해서 밀교나 선종 등 불교가 전래되었다. 항로를 앞에 둔 히라도섬(平戶島)에서도 야스만다케(安滿岳)와 시지키산(志志伎山) 속에도 밀교사원이 건립되어 신불습합(神佛習合)의 영지가 되어 있다. 야스만다케(安滿岳)에는 사이젠지절(西禪寺)와 하쿠산히메신사(白山比賣神社)가 건립되었는데, 신사 뒤에는 중국에서 전래된 살마탑(薩摩塔)이라 불리는 괴이한 형태의 석탑이 봉헌되어 있다.

16세기에 대양로(大洋路)를 이용하는 교역활동에 포르투갈 상인도 참여하게 된다. 그들이 전한 그리스도교는 이키츠키섬(生月島), 타쿠시마섬(度島), 히라도섬(平戶島) 서해안에 정착하게 되는데, 타종교를 배척하였기 때문에 야스만다케(安滿岳)의 불교세력과 심하게 대립하게 된다. 에도(江戶)시대 히라도번(平戶藩)이 그리스도교를 금지하는 입장을 천명하자 키리시탄은 키리시탄신앙을 숨기고 불교와 신도도 아울러 도입해 나간다. 그리하여 야스만다케(安滿岳)에 대한 신앙도 부활되고 계속적으로 활발하게 야스만다케(安滿岳)에 모신 신을 참배하게 된다.

야스만다케(安滿岳)는 항로를 통해서 초래된 다양한 종교문화가 중층적으로 존재하며 대외교섭의 역사를 알리는 곳으로서 오늘날에도 변함 없는 웅장한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