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구 안에 숨겨진 공물
소나무를 도려내어 구멍을 뚫은 큰 절구, 3개의 절굿공이, 마치 꽃이 핀 듯한 금줄과 무와 당근의 수확물. 이것이 해마다 연말에 이마도미(今富) 취락에서만 만들어져 오는「사와기(幸木)」라는 정월 장식이다. 옛날에는 각 가정의 토방에 장식되어 있었는데 최근에는 토방이 없어지고 헛간에 장식을 한다. 이것 또한 잠복 그리스도인을 선조로 삼은 가와시마 후토키(川嶋富登喜)씨(84세)만이 전승해 오고 있다는 것을 들으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와기(幸木)」의 특징은 절구에 있다. 제작 과정을 지켜봤는데 그리스도께 바치는 밥과 조림을 절구 안에 감추고 그 위에 세 장의 절굿공이이로 십자가 모양을 만든다. 즉, 금줄이 있는 윗 부분은 신도(神道)의 장식으로 아랫 부분은 잠복 그리스도인의 장식이라고 한다. 장식이 끝나면 두 번 절을 하고 두 번 합장을 하고 마지막에 한 번 절을 하는 것이 관례이다. 마치 표면상은 신도(神道)라는 독특한 정월 장식이 이마도미(今富)에는 남아 있다.
행복을 부르는「샤와쿠돈(しゃーわくどん)」。
「사와기(幸木)」를 이 고장 사람들은「샤와쿠돈(しゃーわくどん)」이라 부른다. 구마모토(熊本) 아마쿠사(天草) 지방에서는「사(さ)」를「샤(しゃー)」라 발음하는데 “행운을 불러들이는 나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와기(幸木)에는 또 하나의 공물 의식이 있는데, 오곡풍작을 가져다 주는 대지(밭)에 일년간 감사의 마음을 담아 떡깔나무와 대나무를 꽂는 것으로 의식은 마무리된다.「축하라면 통상은 길조의 소나무와 대나무이지만 언쩐일인지 이 고장에서는 떡깔나무를 사용한다. 그 이유는 전해지지 않지만 선조들이 지켜 온 걸 계속해야지…」. 선조대대로 농사를 지어 온 가와시마(川嶋) 씨는 이마도미(今富) 사람들의 역사를 지금도 전하는 귀중한 의식을 한결같이 지켜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