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시마(黒島)에 나키리(名切り) 항구라는 해안이 있다. 구로시마 성당이 건설될 때, 사세보(佐世保)와 아리타(有田) 방면에서 사들인 벽돌은 이 항구로 옮겨져 신자와 수도원 회원들이 짊어지고 지금의 성당으로 이어지는 언덕을 올랐다.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마르먼드 신부의 지도하에 신자들이 지금의 성당 사제관 뒤편의 흙을 파내어 벽돌을 구운 적도 있었다. 구로시마 적토는 염분이 포함되어 끈적거림이 많다. 당시 화력도 약했던터라 질 좋은 벽돌은 만들 수 없었다. 섬에서 구워진 벽돌은 외부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에 사용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신자들은 벽돌을 하나하나씩 쌓아 올리며 어떤 생각들을 했을까?

구로시마 성당 건축에 사용된 벽돌은 40만개로 알려진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가무러칠 정도의 숫자이지만 당시 벽돌을 쌓아 올린다는 것은 신자들에게 기쁨이며 또한 신자들의 정성과 땀의 축척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