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도의 섬에 있는 성당.

과소화가 진행되는 나루섬(奈留島). 기도의 등불을 지키고 있는 신자들을 만났다.

관련 자산

세계유산(후보)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

기도가 사라진 섬
섬에서는 과소화가 계속 짐행된다. 과소화에 따른 인구 감소는 나루섬(奈留島)뿐만 아니라 고토(五島)열도 전체가 안고 있는 믄제이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곳에 점재하는 섬에 있는 성당들의 존속 문제는 심각하다.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 소속 신자는 겨우 한 세대가 되고 말았다.
나루섬에서 중심이 되는 성당은 가즈라지마섬(葛島)성당이었다.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은 원래 가즈라지마섬(葛島)성당의 공소 중의 하나였고 신자들은 서로 왕래하면서 미사에 참석하였다. 1973년에 집단 이주를 계기로 가즈라지마섬(葛島)에서 신앙의 맥이 끊기고 말았다. 가즈라지마섬(葛島)성당 소속 신자들은 나루섬(奈留島)으로 이주하고 나루(奈留)성당을 세웠다.
오늘날에는 나루(奈留)성당에서 한 달에 한번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에 모인다. 성당은 신자를 위해 세워진 기도하는 집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모이고 기도를 드리고서야 비로소 성당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92세 할머니의 기도
몹시 추운 날씨와 고요한 어두움 속에 샛별이 여전히 빛내고
있다. 나루(奈留)성당 정문 앞에는 손수레가 두, 세대 서 있다.
92세 할머니는 머리에 검은 스톨을 감아 손수레를 밀어
나가면서 성당으로 향한다. 할머니는 나루섬(奈留島)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성당이 있었던 가즈라지마섬(葛島)출신이다. 예전에 가즈라지마섬(葛島) 주민 모두가 신자였다.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에 가서 미사를 볼 때도 있었다.
할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식전과 식후는 말할 것도 없이 하루에 여러 번이나 기도를 바치는 가정에서 자랐다. 90세를 넘은 오늘날에도 성당에 다니고 아침기도와 저녁기도를 빠짐 없이 한다. 저녁에는 묵주를 들고 근처에 사는 여성들 여섯 명과 함께 성당에 모인다. 아침에는 모두가 잘 지낼 수 있기를 빌고 저녁에는 모두가 무사히 지낼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기도가 끝나면 긴 의자 곁에 서서 깊이 제대를 향해 절하였다. 성당을 나갈 때도 십자호를 긋고 고개를 숙인다. 이와 같이 하루 하루를 음전하게 신앙 생활을 보내고 있다.

길러진 기도하는 마음과 봉사라는 정신.
92세 할머니는 날씨가 좋으면 성당으로 나가 화단의 풀을 뽑는다. 올해도 자택 마당에 꽃 씨를 뿌렸다. 싹이 돋아났는데, 봄을 앞두고 꽃이 비기를 기다려지는 듯하다.
“자기 집이 지저분하면 청소를 하잖아요?” 할머니는 성당을 자기 집처럼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그러한 정신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형성해 갔다.
“젊은 사람들이 성당에 안 나오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 사람들에겐 할 일이 있으니 그것도 중요하죠. 언젠가 성당에 사람들이 모이기를 매일 빌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섬에 사는 젊은이나 어린이들 마음 속에 심어진 “씨”도 어느 날 싹이 돋고 꽃을 피울 것이라 믿고 있다. 이 섬에서 기도가 끊기지 않도록 말입니다.